‘기자정음은 기레기들을 위한 지침으로, 많은 지혜를 담고 있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최근 온라인 커뮤니티나 인기 짤방 등에 떠도는 ‘기자정음’에 대한 설명이다. 기사에 자주 등장하는 표현들을 네티즌들이 독자의 시각에서 재해석한 기자정음은 예컨대 “속보=빠르게 베낀 기사”, “단독=혼자 베낀 기사”, “취재 결과=연합뉴스를 뒤져본 결과”, “팩트를 체크해본 결과=포털에서 검색해본 결과”, “아찔=여자 사진이 있는” 이런 식이다. 이른바 기자 같지 않은 기자들을 비꼬는 ‘기레기’의 또 다른 버전이다.

이런 비아냥과 조롱의 신조어가 생긴 원인은 언론에 대한 불신이다. 저널리즘에 입각한 깊이 있는 기사는 찾아보기 어렵고, 복사해서 붙인 듯한 비슷비슷한 기사들, 클릭 수를 높이기 위한 선정적인 단순 폭로성 기사들이 넘쳐나기 때문이다.

온라인 커뮤니티에 떠도는 ‘기자정음’에 대해 변상욱 CBS 대기자는 “심한 거 아닌가 하는 생각도 들지만 수긍을 안할 수도 없다”며 “시민들 스스로 언론해독력을 키워가다 보니까 비유적이고 풍자적인 얘기가 나왔는데, 이게 계속 늘어나는 걸 보니 우리 기자들이 제대로 못하고 있구나 하는 자괴감과 반성을 하게 된다”고 말했다.

작년 6월 영국 로이터 저널리즘 연구소가 발표한 '디지털 뉴스 리포트 2017' 보고서에 따르면 우리나라는 조사대상국 36개국 중 뉴스에 대한 신뢰도가 최하위인 것으로 나타났다.

지난 1월 미국의 유명 여론조사기관인 퓨리서치센터가 지난해 미국, 일본, 러시아, 캐나다, 필리핀 등 38개국의 시민을 대상으로 언론 신뢰도를 조사한 결과에서도, 우리나라는 정치보도 37위, 전반적으로는 36위로 세계최하위 수준으로 조사됐다.

▲ 온라인 커뮤니티 상에 기자정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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