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4월초 제24대 한국광고학회장으로 취임한 김병희 교수(서원대 광고홍보학과)는 요즘 어느 때보다 바쁜 나날을 보내고 있다. 올해 창립 30주년을 맞은 학회의 기념행사 준비를 비롯해, 평소 지속적으로 해오던 저술, 자문 활동도 다망을 핑계로 쉬지 않았다. 지난 4월 26일에는 정부광고자문위원장에 선출돼 일을 보태게 되었다. 그럼에도 여유와 웃음이 넘치는 얼굴은 지천명을 훌쩍 넘긴 나이에도 청년의 열정이 느껴졌다. 취임 한 달을 넘긴 지난 5월 9일 김병희 교수를 만나 학회장으로서의 포부와 광고 미디어 산업의 현안에 대한 고견을 들어봤다.

■ 광고학회가 올해 창립 30주년을 맞았다. 학회장으로서의 포부 및 올해 중점사업은 무엇인가.

학회장 임기가 1년이기 때문에 취임 전부터 ‘체•인•지’ 캠페인을 준비해왔다.

 

먼저 ‘체력’을 보강하자는 것이다. 학회 창립 후 30년이 지나면서 외부 환경은 엄청난 변화가 일어났는데 과연 학회는 변화에 맞는 발전을 이뤄왔는가 하는 것이다. 사람도 서른을 넘기면 체력 보강이 필요한데, 학회도 마찬가지라고 생각한다.

두 번째는 ‘인화’이다. 학회 회원이 1150명인데, 구성원 모두가 인화를 실천하자는 뜻이다.

마지막으로 ‘지성’은 광고가 우리사회에서 지성의 대접을 받도록 하자는 것이다. ‘현대의 신’이라는 구글이 존재할 수 있는 것은 총수익의 78%를 차지하는 광고 덕분이다. 그동안 우리사회에서는 광고가 지성의 대접을 받지 못했다. 이제는 광고의 지성을 추구해야 하는 시대가 되었다. 그런 의미에서 학회는 올해 ‘30주년 기념 광고 지성 총서’를 발간한다. 총 104명의 필자가 참여해 ‘한국광고30년’부터 ‘광고 지성과 철학의 지평선’까지, 전통 광고부터 최근의 AR, VR까지, 정량적 통계 분석뿐만 아니라 빅데이터 분석까지 총망라해 방대한 주제로 10권의 책을 동시에 낸다. 그리고 오는 12월 5일 프레스센터 국제회의장에서 창립 30주년 기념행사와 함께 출판기념회를 개최할 계획이다.

또 하나의 프로젝트는 남북광고교류위원회 추진이다. 남북한의 광고가 만나면 상당히 흥미로운 접점을 찾을 수 있을 것이다. 구체적인 밑그림이 그려지는 대로 공개할 생각이다.

■ 최근 광고계 현안으로 지상파 중간광고 허용이 지연되면서 이해당사자들의 이견이 좁혀지지 않고 있는데, 이에 대한 의견은 어떠한가.

지상파3사는 보다 큰 그림을 그릴 필요가 있다. 현재 예능 프로그램 쪼개기로 PCM을 늘리고 있는데, 오죽하면 그럴까하는 안타까움도 있지만 근본적인 개선책 마련이 시급하다. 젊은층을 중심으로 지상파를 떠나 유튜브, 넷플릭스로 콘텐츠를 소비하는 추세가 늘고 있다. 새로운 미디어에 대응해 떠나간 시청자를 다시 불러들일 방안과 함께, 방송 콘텐츠를 모바일에 어떻게 노출시키고, 어떤 수익모델을 찾을 것인지 고민해야 한다.

■ 플랫폼은 유튜브 중심, 광고는 디지털 중심으로 바뀌고 있다. 그러나 관련 제도나 법안은 미비한 현실이다. 업계 논의가 시급하다.

유튜브 동영상, 모바일 디지털 광고가 대세가 됐고, 그 흐름을 따라갈 수밖에 없다. 그러나 미디어윤리 측면에서 보자면 모바일광고는 지나치게 너그러운 게 사실이다. 선정적 광고, 부당광고, 과장광고 등이 너무 많다. 모바일 디지털 광고의 심의기준 가이드라인이나 광고효과측정 표준안 마련이 시급하다.

광고주 입장에서는 무조건 대세를 쫒는 것보다 효율적인 미디어믹스 전략과 장기적인 광고운영 전략이 필요하다.

■ 포털 뉴스제휴평가위원회 심의위원회 제2소위원장으로 기억하는 분들이 많다. 활동하시면서 느끼신 점이 있다면 말씀해 주시기 바란다.

현재 우리나라 인터넷신문이 8천개에 이를 정도로 급증한 것은 먹고사는 문제가 달렸기 때문이고, 그렇기에 유사언론행위도 끊이지 않는 것이다.

포털은 입점이 너그러운 만큼 퇴출도 강화해 균형을 맞춰야 한다. 들어오는 물만큼 흘려보내야지 고인 물은 썩기 마련이다.

또 하나는 뉴스제휴평가위원회라고 하지만 정확하게는 ‘광고제휴평가위원회’라고 해야 한다. 인터넷언론이 어뷰징, 선정적 기사의 낚시질로 클릭 경쟁을 하는 이유는 모두 광고 때문인데, 평가위원 30명 중에 광고전문가가 단 한명도 없다. 저널리즘도 중요하지만 핵심은 광고이고, 기사 중에는 광고성 기사, 홍보성 기사, 브랜드 저널리즘, 네이티브 광고 등 여러 카테고리가 있는데, 이를 정확히 구분할 수 있는 광고전문가가 반드시 필요하다.

또한 논란이 되었던 정보공개 역시 미결사항이라면 곤란하지만 확정사안은 정보공개 요청에 응해줄 필요가 있다고 생각한다.

포털의 입점기준, 퇴출기준에 대해 학계와 업계, 언론사 등이 공동 연구를 하는 것도 바람직하다고 생각한다.

■ 마지막으로 후배들과 광고주들을 위해 한말씀 부탁드린다.

‘체•인•지’ 캠페인에 동참해 체력, 인화, 지성을 키워나가시면 많은 도움이 되실 거라 믿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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