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케팅 전략의 기본은 S(Segmentation)-T(Targeting)-P(Positioning)이다. Segmentation은 세대를 기준으로 행해지는 경우가 많다. 밀레니얼 세대는 이미 많은 기업의 연구대상이자 타겟이 된지 오래다. 이제는 밀레니얼과 함께 Z세대가 마케팅 목적의 연구대상이 되고 있다. 통상 만15세부터 24세를 Z세대, 만25세부터 34세를 밀레니얼(M) 세대로 구분하는데, 이미 많은 기업들이 밀레니얼과 Z(이하 MZ)세대의 언어와 트렌드에 맞추어 커뮤니케이션을 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 이유는 빠르게 노령화되어가고 있는 사회 속에서 태어날 때부터 스마트폰을 손에 들었던 MZ세대는 정보에 민감하고 빠르며 SNS를 중심으로 여론을 형성하고 사회 트렌드를 이끌어가고 있기 때문이다.

 

MZ세대를 중심으로 그들의 성격과 행동을 관찰, 파악하며 전체 사회와 시장을 이해할 수 있는 단초를 마련하는 자리가 있었다. 지난 8월 23일 부산 벡스코에서 있었던 2019부산국제광고제에서 ‘마케팅을 위한 세대 탐험’을 주제로 강연을 펼친 박재항 하바스코리아 전략부문 대표이자 대학내일 사범은 미디어를 통해 공통적으로 나타나는 MZ세대의 특징에 대해 “스트레스 받는 성취지향자면서 게으름뱅이이자 떠돌이, 게임이나 SNS를 몇시간씩 하면서도 주의력 결핍 장애, 자기중심적이고 독립적이지만 부모에게 노예처럼 의존, 대기업에 들어가려 애쓰나 입사 후에는 모든 걸 바꾸려 하고 쉽게 떠난다”고 정리했다.

▲ 박재항 하바스코리아 전략부문 대표 & 대학내일 사범
 

과거 베이비붐세대나 X세대가 조직중심, 미래중심이었다면 MZ세대는 개인중심, 지금중심이라고 할 수 있다. 과거 세대가 1등, 금메달, 대기업, 결과, 안정적인 삶, 다른 사람에게 인정받는 삶 등 사회적 기준이 중심이었다면, 현재의 MZ세대는 노력, 소소한 성공, 행복, 과정, 다양한 삶의 방식, 나 자신이 만족하는 삶 등 자신이 기준이 되는 방향으로 변화되고 있다.

MZ세대의 특징을 단적으로 보여주는 신조어로 싫존주의(싫음마저 존중하는 주의), 휘소가치(휘발적 희소가치) 등이 있다. 싫존주의는 ‘불호까지 취향으로 존중’하는 것이다. 좋아하는 걸 해주기보다 싫어하는 걸 하지 않는 것이 그들에게는 더 중요하다. 또한 MZ세대는 흩어지고 사라지는 가치에 지갑을 연다. 미래의 역할이나 보상이 아닌 현재의 역할과 보상에 집중하기 때문이다.

 

베이비붐세대나 X세대가 혈연, 출신학교, 직장모임, 의무적(비선택적) 관계, 집단결정권 우선 보장의 경제적 공동체였다면, MZ세대는 취미, 관심사 기반의 모임, 선택적(비의무적) 관계, 자기결정권을 우선 보장하는 취향 공동체를 지향한다.

MZ세대는 불투명한 내일의 성공보다 오늘이 중요하다고 생각하고, 언젠가 모두에게 좋은 것보다 지금 나에게 좋은 것이 최상의 가치라고 생각한다. 이런 이유로 ‘오늘을 희생하지 않고 퇴사한다’는 ‘퇴사’ 콘텐츠를 만들어 이를 바탕으로 돈을 버는 세대가 바로 MZ세대이다. 이들은 또 수직적 환경에서 잘못을 지적하는 것, 간섭, 참견을 싫어한다. 대신 수평적 환경에서 의견을 주고받는 것, 피드백과 참여를 선호한다. ‘NO'라고 말할 수 없는 환경과 꼰대를 싫어하고, 언제든 ’NO'라고 말할 수 있는 환경을 만들어 주는 선배를 좋아한다. 꼰대가 아닌 선배는 이들에게 모호하고 애매한 피드백이 아니라 구체적이고 명확한 피드백을 준다.

지극히 개인주의적이고 자기중심적인 MZ세대가 최근 다른 세대에게 관심을 갖기 시작했다. 이들의 관심으로 만들어진 트렌드가 이른바 실버셀렙 열풍이다. MZ세대가 주로 접하는 실버셀렙으로는 KBS ‘동네 한 바퀴’라는 프로그램을 통해 우리 동네의 아름다움과 그 속에서 살아가는 따뜻한 사람들을 보여주는 도시기행 다큐를 통해 제2의 전성기를 누리고 있는 배우 김영철, 요리방송을 통해 인기를 이어가고 있는 배우 김수미, 그리고 유튜브 스타 박막례 할머니, 전국노래자랑에 출연해 ‘할담비’로 주목받은 후 유튜브 스타로 떠오른 지병수 할아버지 등이다.

 

박 대표는 이러한 세대별 특징을 잘 보여주고 있는 게 박카스 광고라고 설명했다.

1993년 박카스 광고의 메인 카피는 “오늘보다 나은 내일이 있기에, 오늘의 피로를 풀어주는 피로회복제”였다. 1998-2000년대에는 “젊음은 나약하지 않다, 건강하고 건전한 젊음을 위한 피로회복제”였다. 2016-2018년 박카스 캠페인의 테마는 “나를 아끼자, 나를 지키기 위한 피로회복제”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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