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료방송업계가 케이블TV 시장 침체, IPTV의 성장 둔화로 다사다난한 변화를 겪고있다. 국내 첫 통합 OTT 웨이브, 넷플릭스 등이 기존 미디어 플랫폼에 맞서 새롭게 부상 중이고, IPTV사들은 M&A로 몸집 키우기에 나서고 있다. SK텔레콤은 자회사 SK브로드밴드를 통해 티브로드 합병을, LG유플러스는 CJ헬로 지분인수를 각각 추진하는 중이다. 반면 KT는 ‘유료방송 합산규제’에 가로막혀 원했던 딜라이브 인수가 어려운 상황이다.

이런 상황에서 KT가 IPTV 의 새로운 혁신 전략을 발표했다. 핵심은 인공지능을 활용한 개인화에 있다.

“경쟁사들은 케이블TV 인수합병에 나섰고 유료방송 가입자는 포화상태로 우려의 목소리가 크다. 하지만 다른 방법으로도 충분히 성장 기회가 있다. 그 답은 바로 ‘개인화’다.” (구현모 KT 커스터머&미디어부문장 사장)

지난 11월 4일 KT스퀘어에서 열린 IPTV 혁신 기자간담회에서 구현모 사장은 “2020년 전체 가구 중 1인 가구 비중이 30%에 달할 것”이라며 “1인 가구 증가로 가구당 시청 시간은 줄었지만 개인당 시청 시간을 합치면 전체 미디어 시장은 커지고 있다. 이에 홈 미디어인 IPTV도 개인화에 맞춰 진화해야 고객의 선택을 받을 수 있다“고 말했다.

구 사장이 말한 IPTV 개인화를 위해서 KT가 오랫동안 공들여온 분야는 △AI 큐레이션 △무선 셋톱박스 △슈퍼 VR tv 등 크게 세 가지다.

 IPTV 혁신 기자간담회에서 구현모 사장이 슈퍼VR TV와 초소형 셋톱박스를 설명하고 있다.(사진:KT)

AI 큐레이션은 개인화된 맞춤형 콘텐츠 추천 서비스다. 1개의 IPTV에 최대 4개의 계정을 제공해 구성원별로 다른 콘텐츠를 추천해준다. 개인의 시청 이력을 바탕으로 첫 화면에 사용자가 좋아할 만한 콘텐츠를 띄워주는 식이다. 그리고 변화된 유저 인터페이스(UI)도 더 많은 콘텐츠를 보도록 유도하는데 콘텐츠 목록에서 정지된 프로그램 포스터만 보여주지 않고, 넷플릭스처럼 예고편이나 하이라이트 등 움직이는 장면을 추가했다.

송재호 KT 미디어플랫폼사업본부장은 ”단순 VOD 시청 이력만 분석하는 것이 아니라 국내 820만 이용자의 실시간 채널, 모바일 시청 이력까지 분석해 큐레이션 할 것”이라고 밝혔다.

이어 구 사장은 “개인화 큐레이션은 콘텐츠 추천에만 그치지 않고, 개인 맞춤형 광고, 개인 맞춤형 커머스까지 가능할 것”이라며 “미래에는 한 집안에서 젊은 사람이 보는 광고와 장년층이 보는 광고가 차별되는 것도 가능하다”고 언급했다.

KT는 또다른 개인화 요소로 슈퍼 VR tv와 초소형 무선 셋톱박스도 선보였다. 슈퍼 VR tv는 VR 기기로 IPTV 및 VR 콘텐츠를 이용할 수 있다. 초소형 무선 셋톱박스는 가정 내 어떤 TV에서도 옮겨 가며 이용할 수 있다. 무선 인터넷 접속이 가능하고 TV 전력만으로 작동이 가능해 편의를 제공한다.

다만 해외 거대 IT기업들이 VR 산업 투자를 줄이는 가운데 VR기기 실효성에 의문이 제기되기도 했는데 이러한 지적에 송 본부장은 “VR 사업을 1년 넘게 하면서 고객 이용시간의 20%가 게임이고 나머지 80%가 방송과 VOD임을 확인했다”면서 “해외에서 VR을 주로 게임에 국한하고 있는 것과 달리 영상이 VR의 메인이 될 수 있다고 봤다”고 설명했다.

아울러 KT는 IPTV 사업 확장 방향을 제시하며 오리지널 콘텐츠 강화 의지도 재차 밝혔다. 기성 콘텐츠를 단순히 유통하는 위치에서 탈피, 콘텐츠 제작자이자 공급자로서의 역할을 동시에 하겠다는 것이다. 최근 디스커버리와 업무협약을 맺어 스튜디오를 설립하는 것도 콘텐츠 제작 과정의 일환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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