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한민국의 스마트폰 보급율은 90%를 넘어 세계 1위 수준이고, 한국인의 평균 스마트폰 이용시간은 약 4시간에 육박한다고 한다. 이를 두고 ‘정보통신정책연구원’의 정용찬 연구인은 현 시대의 사람들을 ‘호모 스마트포니쿠스(Homo Smartphonicus)’라고 표현했다.‘ 이제는 ‘스마트폰만 보면 그 사람을 알 수 있다’는 말처럼 그만큼 스마트폰은 우리의 한 몸과 같은 존재가 되었고, 이제 더 이상 우리가 디지털 시대에 살고 있다는 이야기는 긴 설명이 필요 없을 것 같다.

 제일기획이 발표한 ‘2018 총 광고비 조사’에 따르면 2019년의 예상 디지털 광고비(PC+모바일)는 약 4.9조원에 육박했으며, 방송과 라디오 광고비는 4조원 수준으로 예상했다. 이는 디지털 광고비가 단순히 방송 광고비를 추월했다는 수준을 넘어, 이제는 디지털 미디어가 소비자와의 커뮤니케이션에 가장 확실하고 필수적인 접점임을 방증하는 수치라고 생각한다. 하여 필자는 디지털 미디어 플래너(Planner)이자 바이어(Buyer)의 관점에서 국내 디지털 마케팅 시장을 주도하고 있는 대표 미디어를 도달, 타겟팅, 비용효율, 참여(영상 조회, 클릭 등), 인플루언서 활동 다섯 가지 측면에서 도식화(10점 만점)해보고, 2020년에 각 미디어들의 주목할 부분에 대해서 간략하게 짚어보도록 하겠다. 참고로 앞에서 말한 항목들 중 ‘인플루언서 활동’이란, 인플루언서들이 얼마나 해당 플랫폼에서 활발하게 활동하고 또 관련 컨텐츠가 얼마나 많이 누적되었는지 정도의 기준이라고 보면 되겠다. 최근에는 셀럽 및 메가 인플루언서부터 마이크로 인플루언서까지 다양한 컨텐츠를 양산하고 있어 이들을 제외하고 디지털을 논하기 힘들고 광고주 마케팅에도 활용되는 경우가 많기 때문에 미디어 평가 요소로 선택했다. 각 미디어와 항목별 점수들은 이견이 있을 수 있지만 업계의 많은 분들과의 협의가 있었고, 또 나의 디지털 경험을 바탕으로 선정한 것이니 하나의 기준으로 활용해도 좋을 것 같다.

 뭐든 다 잘하는 유튜브, 그리고 도약이 기대되는 SMR 

 유튜브는 무엇이든 다 잘하는 완성형 매체가 되어가는 모습이다. 지난 해 한국인의 유튜브 사용시간은 1년간 460억 분으로 2018년 대비 약 38% 증가했다고 한다.[1] 그리고 60대 이상 시니어 타겟 그룹의 이용자 수도 늘어나면서 유튜브의 도달 수준은 더욱 증가될 것으로 예상된다. 2020년이 되면서 마스트헤드(유튜브 메인화면 일 고정 상품)의 단가가 무려 1.4억 원으로 인상된 부분이 부담스럽기는 하지만, 유튜브의 높은 도달률과 브랜딩 효과 측면에서 고려해보면 마스트헤드의 비싼 단가는 충분히 상쇄될 수 있다고 생각된다. 특히 구글의 여러 서비스(크롬, 플레이스토어, G메일 등)에 기반한 다양하고 깊이 있는 타겟팅 수준과 유튜브가 보유한 수 많은 양질의 컨텐츠는 유튜브의 가장 큰 강점이다. 그리고 유튜브의 트루뷰(Trueview) 상품은 영상 길이에 제한이 없고, 30초 이상 시청 시 조회 수로 인정되므로, 동영상 소재를 보유하여 유의미한 영상 조회수 확보를 목적으로 캠페인을 계획 중인 광고주라면, 유튜브를 최우선적으로 고려해볼 것을 추천한다.

반면 SMR은 타 매체 대비 아쉬운 부분이 다소 많았다. 아무래도 단일 플랫폼이 아닌 SMR은 몇몇 동영상 채널들을 모아 네트워크로 운영되다 보니 이용자 기반의 개인화된 타겟팅은 불가능했기 때문이다. 하지만 2020년에는 SMR이 몇 가지 변화를 통해 반전을 준비하고 있다. 그 중 첫 번째 변화는 SMR의 동영상 네트워크에 유튜브가 추가되었다는 것이다. 이미 네이버와 카카오의 동영상 지면을 확보하여 높은 도달을 자랑하던 SMR은 최근 유튜브까지 그 영역을 확장했다. 이로써 SMR은 TV컨텐츠 이용에 한해서 국내 최대 수준의 도달 수준을 확보하게 되었다고 할 수 있겠다. 그리고 두 번째 변화로 이제 이용자 기반의 타겟팅도 가능하다는 것이다. 네이버와 카카오의 UUID(Unique User ID) 사용 합의가 되어 연령과 성별 정보에 따라 데모 타겟팅이 가능해지고 이들의 행동데이터를 분석해 관심사 타겟팅도 적용할 예정이라고 한다. 그야 말로 기존의 강점은 더 강하게 만들고, 약점으로 평가되었던 부분은 보완하는 이상적인 변화라고 할 수 있겠다. 이런 이유로 SMR은 발전이 기대되는 점수도 함께 기재해 보았다. 과연 새로운 변화와 함께 SMR이 한 단계 더 도약할 수 있는 한 해가 될 수 있을지 기대해본다.

자리가 뒤바뀐 페이스북과 인스타그램

작년 페이스북과 인스타그램은 자연스럽게 자리를 바꿔 앉았다. 닐슨 코리안클릭 데이터[2]를 살펴보면 인스타그램은 작년 6월부터 페이스북 이용자수를 추월했고, 시간이 지나면서 두 매체 간의 격차는 점점 벌어질 것으로 예상된다. 그리고 그 흐름에 맞춰 페이스북 보다는 인스타그램이 중심이 되는 광고 상품 개발 및 업데이트가 이뤄지는 것으로 보여진다.

 2019년 인스타그램, 페이스북 App 이용자 수 (출처: 닐슨 코리안클릭)

인스타그램의 성장은 반갑지만 전반적으로 소셜 미디어의 이용자수가 다소 정체기에 머물면서 두 매체의 도달 측면은 유튜브 대비 떨어지는 편이다. 그럼에도 페이스북과 인스타그램 광고의 가장 큰 강점은 로그인에 기반한 정밀한 타겟팅으로 유저의 참여를 이끌어내는 것에 있다고 생각한다. 인스타그램은 참여를 넘어 구매까지 할 수 있는 ‘쇼핑 광고(Shopping Ads)’를 작년 10월에 정식 런칭 완료했는데, 이 상품은 올해 다양한 업종에서 활용될 것으로 기대된다. 또한 인스타그램은 밀레니얼 세대를 중심으로 떠오르는 ‘틱톡(TikTok)’의 성장을 견제하여 틱톡과 유사한 영상공유 서비스인 ‘릴(Reels)’을 출시할 예정이라고 한다. (현재는 브라질만 런칭) 여러 방면에서 쫓고 쫓기고 있는 입장에 있는 인스타그램이 현재의 입지를 지키기 위해 2020년에는 어떤 식으로 시장에서 본인들의 능력을 보여줄지 지켜보는 것도 흥미로운 포인트가 될 것 같다.

의미 있는 변화 중인 네이버와 점점 날카로워지는 카카오

국내 No.1 디지털 매체인 네이버는 남녀노소 높은 이용자수를 보유하여 도달 측면에 있어서 상당한 경쟁력을 가지고 있지만, 인플루언서와 관련된 서비스는 다소 아쉬운 부분이 있었다. 물론 네이버는 ‘파워 블로거’라는 이름으로 인플루언서 마케팅의 시작을 열었지만, 파워블로거들은 본인의 팔로워들과 더 활발하게 소통할 수 있는 동영상 플랫폼과 소셜 플랫폼으로 점차 활동 무대를 옮겨가기 시작했다. 이런 부분을 보완하려 했을까? 네이버는 최근 ‘키워드 챌린지’라는 검색 서비스를 베타로 런칭했는데, 이 서비스는 인플루언서가 검색결과에 컨텐츠를 직접 등록할 수 있는 창작자 중심의 서비스이다.

특정 키워드를 검색하면, 인플루언서들이 직접 참여한 컨텐츠가 보이고, 참여한 여러 채널의 컨텐츠를 시리즈 형태로도 볼 수 있다. 또한 관련 대표 키워드만 검색해도 참여한 인플루언서들이 추천되는 것이 특징이다. ‘인플루언서 홈’이라는 플랫폼 개설을 통해 인플루언서는 본인이 활동하는 모든 채널들(네이버TV, 유튜브, 인스타그램, 트위터 등)의 컨텐츠를 한 곳에서 보여줄 수 있고, 그럼으로써 소비자들은 네이버에서 인플루언서 컨텐츠 소비가 이뤄지게 될 것으로 기대된다. 과연 2020년에는 네이버가 잘 하는 검색 서비스에 인플루언서가 더해져 어떤 새로운 시너지를 낼 수 있을지 기대된다.

작년에 출시한 카카오의 ‘비즈보드’라는 광고 상품은 그야 말로 카카오 광고 플랫폼 명운에 있어서 신의 한 수였다. 이 상품은 카카오톡 모바일 대화창 상단에 노출되는 상품으로 정식 출시 전부터 ‘메신저 창에 광고가 노출되면 이용자의 편의를 저해할 것이다’라는 출시 반대 여론으로 논란이 있었다. 하지만 현재 이 상품은 높은 도달율을 강점으로 광고 클릭 효과와 비용효율, 두 마리 토끼를 잡아 카카오의 효자 노릇을 제대로 하고 있다. 실제로 카카오는 비즈보드가 안착한 결과로 전년 대비 영업이익이 큰 폭으로 성장했다고 한다. 그리고 카카오는 향후 비즈보드를 단순한 광고플랫폼이 아닌 기존 카카오톡 기반의 플러스친구, 스마트 메시지, 알림톡 등 카카오가 보유한 다양한 비즈니스 솔루션들과 결합해 광고주(브랜드)와 소비자를 연결해주는 '토털 비즈니스 플랫폼'으로 고도화시키는 게 목표라고 한다.[3] 이 외에도 카카오의 다양한 서비스를 통해 획득한 데이터들을 바탕으로 기존에 있던 타겟팅의 범위와 깊이(depth)를 더욱 확대하면서 글로벌 매체와 견주어도 경쟁력을 가질만한 수준이 있게 되었다. 이렇게 다시 날을 세우며 본인들만의 차별화된 색깔을 만들어가는 카카오의 성장이 어디까지 뻗어나갈지 궁금하다.

끝으로 각 브랜드마다 연간 마케팅 계획을 세우고 있는 지금, 이 짧은 글이 2020년 주요 디지털 미디어의 현 주소를 가늠해보고, 캠페인 기획에 있어 작게나마 도움이 되었으면 한다. 추가로 올 여름에는 2020 도쿄 올림픽이 개최될 예정인데, 글로벌 이벤트를 맞이하여 앞에서 언급한 주요 매체뿐만 아니라 트위터, 틱톡, 아프리카TV 등등 국내외 다양한 매체에서 각자의 플랫폼에 맞는 상품 판매 안을 준비하고 있을 것이다. 올림픽 기간 디지털 중심의 캠페인 집행을 계획하고 있다면, 타겟들을 공략할 수 있는 최적의 미디어와 광고상품은 어떤 것이 있을지도 미리 확인해보는 것을 제안하며 글을 마무리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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