언제, 어디에서, 어떤 메시지를 어떤 고객에게 어떻게 전달할지 고민하는 많은 사람들에게, 지난 2019년도 참 바쁜 한해였다. 시장과 소비자, 미디어 등 환경은 점차 복잡해졌고, 다양한 이슈에 대응하기 위한 기업의 노력이 이어졌다. 새해를 맞은 올 2020년에도 긴장을 늦출 틈은 없을 것으로 보인다. 또다시 새로운 변화가 나타나고 있기 때문이다. 예를 들어, 국내에서 올해 7월부터 시행될 예정인 데이터 3법에 대한 기업의 대응 방안은 계속해서 주목을 받았던 유럽의 GDPR이나 미국의 CCPA에 대한 기업의 대응 방안과는 전혀 다르게 나타날 수 있다.

이와 같은 고민을 돕기 위해 많은 기업이나 기관, 전문가 등이 2020년의 트렌드를 예측하고, 정리하여 발표하고 있다(DMC미디어의 경우, 2020년 디지털 미디어 및 광고 마케팅 시장의 10대 트렌드로 프라이버시와 큐레이션, 데이터 기반 마케팅 자동화 등을 선정한 바가 있다). 국내외에서 다양한 전망이 나타나고 있는 가운데, 본고는 고객과의 커뮤니케이션 접점을 고민하는 많은 이들에게 작게나마 도움이 되기 위해 디지털 광고 플랫폼의 변화를 살펴보고자 한다.

동영상 광고 플랫폼 전쟁

최근 가장 주목을 받고 있는 콘텐츠 및 광고 포맷은 단연 동영상이다. 넷플릭스(Netflix)로부터 촉발된 OTT 시장이 큰 성장을 보였고, 기존 방송사들과 콘텐츠 제작사들은 각각의 대응에 나섰다. 디즈니의 디즈니플러스(Disney+)를 위시한 수많은 플랫폼이 등장했고, 올해에는 컴캐스트와 NBC유니버설의 피콕(Peacock), AT&T와 워너미디어의 HBO맥스(HBO Max) 등이 출시될 예정이다. 국내에서도 기존 방송사 및 IPTV를 보유한 통신사들 사이의 경쟁이 더욱 심화되고 있다.

그동안 OTT 플랫폼의 경쟁은 독자적인 콘텐츠와 가격 등을 중심으로 형성되어왔으나, 최근 광고가 새로운 변수로 떠올랐다. 다양한 플랫폼의 등장으로 콘텐츠 라이브러리가 흩어짐에 따라 소비자들은 한두 개의 OTT만으로는 충분한 라이브러리를 확보할 수 없게 되었으나, 소비자의 입장에서 다수의 플랫폼에 구독료를 지불하는 것은 어려움이 있다. 이에 따라서 무료로 콘텐츠를 소비할 수 있는 방안이 필요했고, 광고를 시청한 후에 콘텐츠를 감상할 수 있는 AVOD 플랫폼이 강세를 보이기 시작했다. 실제로 국내 소비자를 대상으로 하는 조사에서 AVOD 유형의 선호도가 매우 높게 나타났으며, 해외의 경우 아마존의 아이엠디비 TV(IMDb TV)나 플루토 TV(Pluto TV), 주모(Xumo) 등의 AVOD 플랫폼이 주목을 받고 있다.

또한 기존의 구독형(SVOD) 서비스들도 점차 광고를 도입하는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 디즈니가 경영권을 장악한 훌루(Hulu)의 경우, 작년 초에 멈춤 광고(Pause Ad)의 도입을 알리자마자 높은 판매량을 보인 것으로 알려졌다. 이는 방송 사업자의 OTT 플랫폼이 광고 수익을 포기하지 않을 것임을 보여줌과 동시에, 기존에 IPTV에서 집행되던 광고 형태가 유사하게 적용될 수 있음을 시사한다. 광고 기반의 수익 모형은 구독료 절감으로 이어지고, 플랫폼의 경쟁력을 강화할 수 있다.

물론 방송사의 경쟁력이 OTT에만 한정된 것이 아니다. 최근, 데이터를 기반으로 각 가정마다 서로 다른 광고를 동시에 송출하는 프로그래매틱 TV 또는 어드레서블 TV(Addressable TV)가 점차 영향력을 발휘하고 있기 때문이다. 국내의 경우 해당 광고 형태가 IPTV에서 시작되어, 지난해에는 SK브로드밴드와 SBS가 업무 협약을 맺으면서 지상파의 영역까지 확장되는 모습을 보이기도 했다. 또한 해외에서는 NBC유니버설이 씨플라이트(CFlight)라는 TV와 온라인의 통합 광고 측정 플랫폼을 선보이면서, TV 광고 경쟁력 강화를 위한 움직임을 보인 바가 있다. 디지털 광고가 가진 가장 큰 장점 중 하나가 정확한 효과 측정이라는 점에서, 이러한 발전은 TV의 경쟁력 강화에 큰 도움이 될 수 있을 것으로 예상된다.

검색 엔진의 재조명, 3V SEO

동영상 광고의 대두로 잠시 주춤했던 검색 광고 역시 새로운 변화를 준비하고 있다. 특히 작년 하반기, 국내 광고 업계에서 가장 뜨거웠던 이슈 중 하나는 실시간 검색어 마케팅이었다. 여론의 우려와 함께 개편되는 모습을 보이기도 했으나, 이는 여전히 검색을 기반으로 하는 광고가 큰 영향력을 발휘할 수 있음을 단적으로 보여줬다.

국내의 네이버와 다음, 해외의 구글과 같은 주요 검색엔진들의 영향력이 견고한 가운데, 해외에서는 아마존의 광고 경쟁력이 주목 받고 있다. 최근 미국 소비자들의 경우 제품을 검색할 때는 구글보다 아마존을 선호한다는 측면에서 버티컬 검색엔진의 중요성을 보여주고 있기 때문에, 국내 오픈마켓의 광고 경쟁력 강화도 기대된다. 그러나 한편으로는 나이키와 같은 거대 브랜드들이 아마존에서 이탈하여, 독자적인 플랫폼을 구축하기 시작했다는 점에서 또다른 변화의 양상도 전망되고 있다. 플랫폼이 다양해진다면, 각각의 특성에 맞는 검색 최적화 방안이 마련되어야 하기 때문에 전략 수립을 위한 고민은 깊어질 수밖에 없다.

검색 방식의 변화 역시 검색 엔진 최적화에 대한 관심을 다시금 불러오고 있다. 스마트 스피커의 인기와 함께 관심을 끌었던 음성 검색, 스마트폰 카메라와 사물인식 기술의 발전을 기반으로 하는 이미지/비쥬얼 검색 등 각각의 방식에 맞는 최적화 방안에 대한 논의가 진행되면서, 최근 다양한 사례가 나타나고 있다. 결국, 이러한 세 가지 검색 엔진(Vertical/Voice/ Visual, 3V)의 최적화는 점차 더 중요해질 것으로 전망된다.

프로그래매틱 게임 광고의 등장

이미 시장을 형성하고 있는 동영상 광고나 검색 광고 외에도, 새로운 업종이 조만간 존재감을 드러낼 것으로 예상된다. 게임 인구가 지속해서 증가하고 있는 가운데, 10대와 20대에게 이스포츠는 전통 스포츠를 넘는 인기를 구가하고 있음은 이미 널리 알려진 사실이다. 게임의 인기가 높아지면서, 게임과 관련된 마케팅을 진행하는 브랜드들의 사례도 다양해졌다. 해외에서 큰 인기를 끌고 있는 게임 ‘포트나이트(Fortnite)’에서는 영화 ‘어벤저스(Avengers)’ 시리즈의 ‘타노스’와 같은 영화 속 캐릭터들이 등장하고, 뮤지션들의 앨범 홍보를 위한 페스티벌이 진행되기도 했다. 특히, 최근에는 영국의 인-게임(in-Game) 광고 솔루션 전문업체 비드스택(Bidstack) 등을 중심으로 프로그래매틱 방식이 게임 내 광고에 적용되는 움직임을 보이면서 최적화된 광고 집행을 위한 준비를 갖추고 있다.

광고 배치가 비교적 자유롭고, 인터넷 광고 차단기(Ad-blocker)의 영향을 받지 않는다는 점 외에도, 게임 광고가 가진 또 다른 강점은 스트리밍 서비스에 있다. 게임 콘텐츠가 주요 스트리밍 콘텐츠로 자리한 가운데, 크리에이터들이 게임 콘텐츠를 스트리밍할 때 수많은 시청자들에게 게임 속 광고를 전달할 수 있기 때문이다. 유튜브뿐만 아니라 국내의 아프리카TV, 아마존의 트위치(Twitch), 마이크로소프트의 믹서(Mixer)와 같은 게임 중심의 플랫폼이 성장세를 보이고 있다는 점에서, 향후 게임 광고의 중요성은 더욱 커질 전망이다.

커뮤니케이션 접점을 찾기 위한 여정

기술 발전의 속도가 빨라지면서, 디지털 커뮤니케이션 환경 역시 급격하게 변화하고 있다. 과거, 1994년에 미국의 AT&T가 세계 최초로 배너 광고를 게재한 이후로 25년의 시간이 흐르는 동안 광고 산업은 이전과는 전혀 다른 모습이 되어가고 있다. 크리에이티브와 매체 구매뿐만 아니라 데이터의 수집부터 분석, 활용 등의 영역에 이르기까지 다양한 영역으로 확장되고 있는 것이다.

특히, 현대의 소비자는 주어진 상황이나 맥락에 따라서 다양한 취향과 행동 패턴을 보이고 있기 때문에, 소비자와의 적절한 접점을 찾는 작업은 더욱 어려움을 더하고 있다. 이에 따라, 효과적이고 효율적인 커뮤니케이션 전략 수립을 위해서는 자사의 제품 및 브랜드에 대한 이해와 주요 타겟에 대한 이해만큼이나 광고 플랫폼에 대한 이해가 중요하다. 수많은 플랫폼 중에서 자사와 고객 간의 적합한 접점을 찾는 고민에, 모쪼록 본고가 도움이 되기를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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