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자료 게티이미지뱅크
△ 자료 게티이미지뱅크

인천일보 아이타임즈(iTimes)가 기업 비판 기사에 이상한 제목을 달면서 논란이 되고 있다. 대부분의 기업 비판 기사 제목에는 △오너(CEO) 이름 △지주사(그룹사) △계열사(자회사)가 순서대로 나열돼 있다. 마치 공식처럼 이 세 가지가 나열된 후 '소비자 우롱' 'ESG경영 모르쇠' 등 기사 내용과 관련있는 단어들이 뒤따른다.

업계는 이같은 '이상한' 제목 짓기가 포털 키워드 검색 노출을 염두에 둔 기업 압박용은 아닌지 의혹을 제기하고 있다.  

일정 규칙에 따라 '만들어'진 기사 제목

인천일보 아이타임즈는 '이슈탐사' 코너를 통해 주로 기업에 대한 비판 기사를 게재하고 있다. 반론보도닷컴이 인천일보 아이타임즈의 1월부터 2월 19일까지의 2월 해당 코너의 기사(총 53편)를 분석해보니 51편의 기업 비판 기사가 실렸다.

인천일보 아이타임즈의 기사 제목은 상식적인 기사 제목의 유형과는 거리가 멀었다. 일반적으로 기사 제목은 내용을 요약하거나 전체를 포괄하는 키워드를 넣어서 만들어진다. 그리고 짧고, 강한 임펙트를 전달하기 위한 낱말도 사용한다. 그러나 인천일보 아이타임즈의 기사 제목은 달랐다.

<인천일보 아이타임즈 '이슈탐사' 코너 기사 리스트(24.1.1~2.19)>

앞뒤가 맞지 않고, 내용도 왜곡하는 제목

'[ESG] 빈대인 BNK금융 부산은행 직원, 수년간 부산지역 건설사 오너 일가에게 금품받아…檢 수사파장이 어디까지?

인천일보 아이타임즈가 지난 8일 작성한 기사 제목이다. 부산은행 직원의 횡령 사건에 대한 기사였다. 독자는 이 기사만 보면 '빈대인'이라는 부산은행 직원이 횡령을 했다고 이해할 것이다. 부산은행 직원의 횡령 기사 제목에 무리하게 회장인 '빈대인'과 'BNK금융'을 끼워 넣었기 때문이다. 일반적인 기사 제목이라면 '부산은행 직원, 수년간 지역 건설사 오너 일가에 금품 받아'가 될 것이다. 기사의 핵심에서 벗어나는 △빈대인△BNK금융이 제목에 굳이 들어가지 않을 것이다. 들어간다 해도 BNK금융까지만이다. 중요한 것은 '부산은행 직원의 횡령'이기 때문이다.  

인천일보 아이타임즈의 모든 기업 비판 기사에는 모기업 혹은 모그룹 회장의 이름이 들어가 있다. 인천일보 아이타임즈의 기사 공식대로라면 반론보도닷컴 기사의 제목도 '박현수(인천일보 대표) 인천일보 아이타임즈의 수상한 제목 달기'가 될 것이다.  더 나아가 인천일보를 소유한 부영의 이름을 넣으면 어떨까? '이△△ 부영그룹 인천일보 아이타임즈의 수상한 제목 달기'처럼 말이다.

인천일보 아이타임즈 기사에서 이상한 것은 제목만이 아니다. 기업 관련 거의 모든 비판 기사에는 '약속이라도 한 듯'이 오너의 사진이 게재돼 있다. 오너 사진이 들어갈 필요가 없는 내용에도 예외는 없었다.

예를 들어 실적 악화에 대한 기사를 쓸 경우 통상적으로 수치가 나온 표를 만들어 비교하거나 공시 보고서 내용을 정리한 이미지를 기사의 앞부분에 넣는다. 인천일보 아이타임즈의 기사는 이런 기사에도 맨 위에 '무조건' 오너 또는 CEO의 사진을 넣는다. 

인천일보 아이타임즈의 '수상한' 의도

△자료 미디어오늘이 2015년 1월 23일 보도한 “오너 관련 기사는 1억 주고라도 빼야” 중 발췌.
△자료 미디어오늘이 2015년 1월 23일 보도한 “오너 관련 기사는 1억 주고라도 빼야” 중 발췌.

인천일보 아이타임즈는 왜 굳이 이상한 기사 제목을 사용할까? 

지난 2015년 미디어비평전문지 미디어오늘은 광고·협찬을 부르는 기사 유형  5가지에 대해 보도한 바 있다. 그중에서도 '오너(사주) 이름(사진)을 반드시 노출'에 대한 부분을 눈여겨볼 필요가 있다. 인천일보 아이타임즈의 기사 제목이나 오너 사진 노출이 딱 들어맞기 때문이다. 인천일보 아이타임즈의 기사(제목)는 기업 홍보팀을 겨냥하고 있는 것은 아닌지 의심되는 부분이다. 

이에 대해 소비재기업의 A 홍보팀장은 "오너 이름을 제목에 달고 포털에 노출시켜 기업을 압박하는건 전형적"이라면서 "아무리 그렇다고 해도 이렇게 오너 이름, 그룹 이름 ,계열사 이름을 제목에 나열하는 경우는 처음 본다"고 말했다. 

유통기업의 B 홍보팀장은 "인터넷에 노출시키기 위해 별의별 제목을 다는 경우를 많이 봤다. 하지만 이렇게 앞뒤가 맞지 않는 비문(非文)을 기자가 쓴 기사 제목이라고 해야 할지 의문이다"고 말했다. 

포털 키워드 노출을 위한 노림수? 

인천일보 아이타임즈가 오너 이름과 기업이름 등을 무리하게 넣어 제목을 만드는 또 다른 이유는 포털 노출과 관련이 있다. 네이버 노출을 위해 다양한 키워드를 넣으면 그만큼 노출이 될 확률이 높아지기 때문이다. 특히 미디어오늘의 보도처럼 CEO의 이름이 포털에 노출이 되면 기업 홍보팀이 느끼는 압박감은 높아진다. 인천일보 아이타임즈가 '특정한' 목적을 위해 △유명 오너 이름 △지주사(그룹사) △계열사(자회사) 등을 기사 제목에 넣는 것으로 해석될 수 있는 부분이다. 

인터넷신문윤리위원회 기사 심의분과위원회에서 활동하고 있는 C 교수는 "기사의 제목은 기사의 요약적 내용이나 핵심적 내용을 대표해야 하고 기사 내용과 다른 부분이 있어서는 안된다"면서 "아이타임즈의 기업 관련 기사 제목에는 기계적으로 오너의 이름이 들어가 있다. 기사 내용과 무관한 경우도 있고, 심지어 독자가 기사 내용을 오인하게 만드는 부분도 많다"고 꼬집었다.

이어 C 교수는 "로이터저널리즘 연구소의 디지털뉴스 리포트 등을 보면 우리 국민의 뉴스에 대한 신뢰도는 바닥권이다. 저널리즘이나 뉴스 산업 발전의 측면에서 인터넷매체들이 보다 책임감있게 기사를 쓸 필요가 있다"고 덧붙였다.  

인천일보의 회사소개 색션에 게재된 CEO메세지에는 '언론다운 언론'이라는 내용이 있다. 인천일보 아이타임즈의 기사 제목이 과연 '언론다운 언론'으로서의 행태가 맞는지 자문해 볼 시점이다. 인천일보 아이타임즈가 기업 홍보팀을 겨냥한 기사가 아니라 독자를 향한 기사를 쓰고자 한다면 먼저 '수상한' 제목달기부터 바꿔야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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