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인천일보 아이타임즈 메인 홈페이지 갈무리.
△ 인천일보 아이타임즈 메인 홈페이지 갈무리.

[반론보도닷컴=유정무 기자]  20일 본보는 인천일보 아이타임즈의 이상한 기사 제목에 대해 보도한 바 있다.(관련기사: 인천일보 아이타임즈의 '수상한' 제목달기)

인천일보 아이타임즈의 기업에 대한 부정 기사 제목에는 △오너(CEO) 이름 △지주사명(그룹사) △계열사명(자회사)이 공식처럼 나열돼 있다. 기사의 본문은 그룹 오너나 계열사 대표의 사진으로 시작한다. 무리하게 오너와 모기업 이름 등을 넣다 보니 어색함을 넘어 비문에 가까운 기사 제목도 많았다. 

기자는 취재 과정에서 한 가지 다른 의문이 들었다. 인천일보 아이타임즈의 기사 송출은 '제3자 기사 전송(우회 전송)'에 해당하지 않을까?

제3자 기사 전송이란 포털 제휴 언론사가 제휴를 맺지 않은 제3자(매체)의 기사를 대리 전송하는 행위를 말한다. 우회 전송은 '네이버·카카오 뉴스 제휴 및 제재 심사 규정'에서 제재하고 있다. 인천일보는 네이버 뉴스스탠드 제휴 매체다. 즉 인천일보는 제재 대상자에 해당한다는 의미다.

우선 아이타임즈의 기사 전송 방식은 '일반적'이 아니라고 할 수 있다.

인천일보의 '특별한' 아이타임즈

아이타임즈는 인천일보의 다양한 섹션 중 하나다. 인천일보의 웹페이지는 △뉴스 △기획특집 △오피니언 △지역뉴스 △사람들 △iTIMES 등의 메뉴로 구성돼 있다.

인천일보의 한 색션 메뉴로 간주돼 아이타임즈의 기사가 포털에 노출되고 있다. 그러나 아이타임즈는 △뉴스 △기획특집 △오피니언 등의 다른 인천일보 섹션과 다르다. '아이타임즈'는 특별하다.

먼저 아이타임즈 메뉴를 클릭하면 뉴스, 기획 등의 섹션과는 다르게 새로운 인터넷 페이지가 열린다. 상단에 iTimes라고 새로운 제호가 뜬다. 다른 '인터넷신문'으로 연결되는 모양새다.

회사 소개 부분도 차이가 있다. 인천일보의 웹페이지 맨 밑에 회사 소개 부분에는 제호가 인천일보(iTimes)로 돼 있다. 아이타임즈의 페이지에는 '아이타임즈(인천일보)의 모든 콘텐츠는…'이라고 돼 있다. 자회사 격인 다른 언론사의 웹페이지처럼 말이다.

아이타임즈(위)와 인천일보(아래)의 바이라인 및 이메일 주소의 차이. △인천일보, 아이타임즈 기사 중 발췌.
아이타임즈(위)와 인천일보(아래)의 바이라인 및 이메일 주소의 차이. △인천일보, 아이타임즈 기사 중 발췌.

이 뿐만이 아니다. 아이타임즈 기사의 바이라인(필자 명)도 이상하다. 기사의 처음 또는 마지막에 들어가는 바이라인의 구성이 다르다. 인천일보 정치와 경제 등 기사의 바이라인은 기자 이름과 이메일 주소로 이어진다. 지역 기자의 경우에는 지역명이 추가된다. 그러나 아이타임즈의 기사는 △아이타임즈 서울본부 △이름 △이메일 주소 등으로 구성됐다. 인천일보 기사의 바이라인과 다르게 '아이타임즈 서울본부'라는 내용이 추가된 것이다. 

아이타임즈 기자는 인천일보와 달랐다

아이타임즈의 기자 이메일 주소도 인천일보 기자와 달랐다. 인천일보의 기자 이메일 주소는 'incheonilbo.com'이다. 이와 반해 아이타임즈 기자의 이메일 주소는 'itimes.co.kr'이였다.

즉 인천일보 기자와 아이타임즈 기자는 각각의 바이라인을 갖고 있을 뿐만 아니라 이메일 주소도 상이했다. 게다가 아이타임즈는 다른 섹션에서는 찾아볼 수 없던 새로운 인터넷 페이지가 있었다.

△ 아이타임즈 회사소개 페이지 갈무리.
△ 아이타임즈 회사소개 페이지 갈무리.

아이타임즈도 회사소개를?

아이타임즈는 인천일보처럼 회사에 대한 소개도 있었다. 인천일보 섹션 중 하나인 아이타임즈에 대한 소개가 필요할까? 이상하고 재미있는 부분이다.

아이타임즈의 회사소개를 보면 모든 문장의 주체는 '아이타임즈'다. 아이타임즈에 대한 좋은 부분과 영향력·파급효과 등에 대해 설명돼 있다. 해당 설명을 일반 독자가 보면 분명히 아이타임즈는 별도의 '인터넷신문'이라고 생각할 것이다. 회사소개에 그렇게 돼 있기 때문이다. 인천일보 섹션 중 하나인 아이타임즈를 인천일보와는 다른 매체라고 강조하는 듯한 느낌을 받는다.

회사소개 중 이상한 부분은 또 있다. '아이타임즈 메인 바로가기'다. 아이타임즈 '메인'은 어떤 의미일까? 당연히 메인 페이지는 인천일보가 아닌 아이타임즈였다. 이는 인천일보와 아이타임즈는 다른 '매체'임을 증명하고 있다고 보인다.

△ 아이타임즈 회사소개 페이지 갈무리.
△ 아이타임즈 회사소개 페이지 갈무리.

마지막으로 '아이타임즈 보도 시스템'이라고 돼 있는 부분도 이상하다. 이유는 인천일보와는 다른 보도에 대한 시스템 설명 및 강조하는 내용이기 때문이다. 아이타임즈가 별개의 '인터넷신문'이 아니라면 보도 시스템에 대한 설명은 필요가 없을 것이다. 

아이타임즈, 포털의 '제3자 기사 전송' 규정 악용 

이 같은 정황을 종합해 보면 아이타임즈는 인천일보와 별개의 매체나 다름없다. 아이타임즈는 인천일보와 별도의 인터넷 페이지, 바이라인과 이메일 주소를 가지고 있다.

그런데 아이타임즈 기사는 인천일보를 통해 포털에 전송되고 있다. 아이타임즈의 기사 송출은 '제3자 기사 전송'의 편법에 해당된다고 볼 수 있다. 

물론 아이타임즈는 별도로 정기간행물 등록이 되어 있지 않다. 인천일보(iTimes)가 일간지와 인터넷신문으로 각각 등록돼 있다. 하지만 통상적으로 일간지가 인터넷신문을 등록할 때 별도 색션으로 빼지 않는다. 조선일보가 일간지와 인터넷신문(조선닷컴)을 등록했다고 해서 조선일보 웹페이지 뉴스 메뉴에 '조선닷컴'을 넣지 않는 것처럼. 

사실상 독립적인 아이타임즈가 현재 인천일보의 한 색션으로 포함돼 포털의 '제3자 전송' 금지 규정을 우회하고 있는 셈이다.

아이타임즈는 독립채산제? 

기자는 취재 과정에서 아이타임즈에 대해 기업 홍보팀 담당자와 인터넷신문 기자들로부터 몇 가지 새로운 사실도 들었다.

식품기업 D홍보팀장은 "아이타임즈는 인천일보의 서울본부 지사장이 운영하는 것으로 알고 있다"면서 "독립경영이라 인천일보에서도 손 못 댄다고 하더라"고 말했다. 독립채산제라는 것인데, 소위 '알아서 먹고살라'는 의미로 읽힌다.

금융업계의 F 광고담당자는 "아이타임즈는 스스로도 인천일보랑 별개의 독립 매체라는 점을 강조하고 다닌다"고 전했다. 한 B2B업계 G담당자는 "아이타임즈의 모든 뉴스가 외신에도 나간다며 매체력을 자랑하는데, 일종의 협박으로 들렸다"고 덧붙였다. 

다른 시각도 있다. 인터넷신문의 H기자는 "메인지를 대신해 인터넷신문이나 별도 조직을 만들어 기업에 대한 부정 이슈를 다루는 경우를 종종 봤다"면서 "아이타임즈의 기사 행태를 인천일보가 묵인하고 있는 건 아닌지…"라고 꼬집었다. 

소매유통기업의 F 홍보부장은 "최근 몇몇 지역지들이 지역경제가 어려워지자 매출을 위해 서울에 지사를 설립하려는 움직임이 눈에 띈다"고 말했다. 이어 "아이타임즈와 같은 우회전송 편법을 포털이 방치하면 절대 안 된다"고 강조했다.

네이버, 제3자 기사 편법 전송 방치해서는 안 된다

여기서 매출은 유료 구독료가 아닌 바로 기업의 광고협찬일 것이다. △조회수△방문자 수△연령별 이용 행태 △오피니언 리더 등 독자의 수와 질을 가지고 어필하는 정상적인 광고영업은 문제없다. 다만 기업에 대한 부정적 이슈를 짜깁기한 악성 기사를 '포털 등에 노출하겠다'며 광고협찬을 강요하는 유사언론행위가 만연하지 않을까 우려된다. 

이달 초 네이버는 뉴스혁신포럼(위원장 최성준)을 발족했다. 뉴스혁신포럼은 조만간 새로운 제휴평가위원회 운영 방안, 알고리즘 공정성 확보, 가짜뉴스 대응 등에 대한 혁신안을 마련할 계획으로 알려졌다. 

뉴스혁신포럼과 네이버는 인천일보 아이타임즈의 경우과 같은 편법적인 '제3자 기사 전송'에 대해 강력한 대책을 내놓아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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