Q-1. 반갑습니다, 교수님. 바쁘신 중에 인터뷰에 참석해주셔서 감사드립니다. 학교도 방학 기간인데 요즘 어떻게 지내셨나요?

사실 이번 방학 중에 정말 분주하게 지내고 있어요. 사실 2023년도 여름 제가 커뮤니케이션-미디어학부 학부장으로 취임했습니다. 지금은 우리 학부의 일상 행정과 다양한 교내외 사업들을 함께 준비하고 있습니다.

인구절벽과 등록금 동결 그리고 각종 자유전공 확대와 유학생 증원 등 굵직한 교육계 이슈들로 이화여자대학교를 포함한 국내 대학들 모두 대책을 고심하고 있는 상황이에요. 이런 격변하는 교육 산업에서 살아남기 위해 대학들도 마치 기업처럼 기민하게 움직이고 있습니다.

Q-2.금년부터 푸드커뮤니케이션에 대한 강의를 진행 예정인 것으로 알고 있습니다. 푸드커뮤니케이션 수업은 어떤 내용을 담고 있나요?

케이묵에서 금년 3월 시작하는푸드커뮤니케이션 강의(제목:푸드테크 시대의 K푸드 브랜드 스토리텔링)는 매우 흥미진진한 내용으로 구성되어 있어요. 이 수업에서는 식품과 레스토랑 브랜딩과 마케팅 전략뿐 아니라, 소비자와의 관계 구축 방법에 대해서도 다루고 있습니다.

특히 첨단 푸드테크와 디지털 소셜 미디어가 어떻게 식품 산업과 소비자 행동에 영향을 미치는지에 대해 탐구하고 있기도 합니다. 본 강좌를 수강하는 다양한 배경의 학생들이 이 강좌를 통해 학생들이 식품산업에서 중요한 커뮤니케이션 기술을 개발하고 실행할 수 있는 능력을 키우는 것이 본 강의의 첫째 목적입니다. 나아가 수강생들이 향후 식품 산업에서 더 나은 전문가로 성장할 수 있도록 도와주고자 합니다.

Q-3. 푸드커뮤니케이션 수업을 기획하게 된 계기 또는 강의 목표가 궁금합니다.

“음식에 대한 사랑보다 더 진실한 사랑은 없다(There is no love sincerer than the love of food. - George Bernard Shaw)”라는 말이 있어요. 생존을 위해 먹지만 또 먹기 위해 살아가는 것이 우리 인간인거죠. “밥은먹었니?”라는 말이 생활 인사의 관용구로 쓰이는 대한민국에는 더욱 그러합니다.

글로벌 식자재 공급 위기로 점심값이 급등하면서 '점심'(Lunch)과 '물가상승'(Inflation)의 합성어인 런치플레이션'(Lunchflation)이라는 신조어가 생겨나고 직장인들은 편의점 도시락으로 허기를 달래면서 허리띠를 졸라매고 있습니다.

한편으론 특급호텔의 빙수가 12만원을 호가하는데도 손님들이 인산인해를 이루는 등 ‘짠테크’와 ‘플렉스 소비’라는 극단적 식문화 현상이 동시에 일어나고 있는 현실입니다.식량과 물자가 넘쳐나는 ‘풍요의 시대’인 현재, 우리에게 간절한 배고픔은 해결되었지만, 이제는 “무엇을 먹을까?” 또 “어디서 어떻게 누구와 먹을까?”에 대한 고민이 꼬리를 물고 있습니다.  “먹을 것이 많지만 또 먹을 것이 없습니다.”

푸드커뮤니케이션 수업을 기획하게 된 계기는, 사실 이런 식문화의 큰 변화에 관련한 제 개인적인 호기심에서 시작했습니다. 요즘 사람들이 어떻게 음식을 소비하고, 그 소비가 어떻게 커뮤니케이션의 형태로 전달되는지에 대해 깊이 있게 탐구하고 싶었습니다. 또 이런 콘텐츠화 되는 음식 소비를 활용할 마케팅 강좌를 만들고 싶었어요.

이 수업에서는 학생들이 식품 산업의 다양한 측면을 이해하고, 그 안에서 의미 있는 메시지를 전달하는 방법을 익히도록 설계했습니다. 특히 디지털 미디어의 발달로 인해 변화하는 식품 마케팅과 브랜딩 전략에 중점을 두고 있어요.

KAA 저널의 독자인 광고/마케팅/PR 분야 전문가들과는 다르게 본 강의를 듣는 수강생 대부분이마케팅이나 사업에 대해 생소할꺼예요. 그 분들의 눈높이에 맞춰서 현장에서 활용할 수 있을 실용적인 강좌가 되도록 구성했습니다. 이 강좌를 통해 학생들이 글로벌 식품 산업에서 K푸드를 이끌어갈 리더의 역할을 할 수 있도록 준비시키고 싶습니다.

Q-4. 다양한 푸드산업과 관련된 전문가들도 참여해 강연해주시는 것으로 알고 있는데요. 어떤 분들이 참여하는지, 관련 소개해 주실만한 사례가 있을까요?

네, 제 강의에는 푸드 산업에서 주목할만한 플레이어들이 참여하고 있어요. 강좌에서는식품영양과 식품공학 교수님들이 푸드테크의 미래와 음식의 철학을 펼치는가 하면, 먹방 크리에이터가 식품 브랜딩에 미디어가 미치는 영향에 대해 이야기하기도 합니다.

그리고 식품 마케팅 전문가들이 어떻게 소비자의 마음을 사로잡는지 비밀을 공개하죠. CJ비비고, 마켓컬리, 하겐다즈, 코카콜라, 배상면주가 등 K푸드를 선도하는 대표 기업들의 대표와 마케팅 임원들이 전문가로 출연했습니다. 마치 푸드 산업에서 벌어지는비하인드 스토리를 듣는 듯한 느낌을 주는 강좌라고나 할까요.

이런 푸드 전문가들의 특강과 실무자 인터뷰는 학생들에게 식품 산업의 다채로운 면모를 생생하게 전달하려는 목적으로 구성되었습니다. 또 중국, 미국, 프랑스, 스페인, 루마니아 등 다양한 국가의 MZ세대 소비자들이 K푸드를 어떻게 생각하고 있는지에 대해 ‘글로벌 소비자 영상 인터뷰’라는 섹션으로 준비했습니다.

최근에는 해외 유명 쉐프 및 이태리와 스페인에 소재하고 있는 푸드 스쿨 교수님의 인터뷰도 추가로 촬영하려고 준비하고 있어요.

△ 케이묵 강의 화면
△ 케이묵 강의 화면

Q-5. 서대문구와 연계해 컨테이너형 점포들로 이뤄진 신촌박스퀘어에도 독립 연구소를 설립한 것으로 알고 있습니다. 관련해 어떤 사업을 진행했는지 들어볼 수 있을까요?

신촌 박스퀘어는 2018년 개관한 신촌의 복합문화공간으로 서대문구청이 운영하고 있어요. 먹거리를 중심으로 다양한 경험요소가 추가되어 있는 컨테이너박스 형태의 공간인데요. 제 연구소인 한국 식품&의료 커뮤니케이션 연구소(FMC Lab: Food & Medi Communication Lab)은 박스퀘어 2층에 자리잡고 있습니다.

2023년 10월에 오픈한 이래, 현재는 각종 연구활동을 진행하는 동시에 박스퀘어에 입점한 청년 요식업 창업자들에게 마케팅과 미디어 컨설팅을 진행하고 있습니다. 더불어 교육 및 연구사업도 진행하고 있는데요. 2023년에는 인공지능 기술을 활용한 마케팅 세미나들과 미래 식품연구 발표회를 진행하기도 했습니다.

△ 신촌 박스퀘어 전경과 연구소 사진
△ 신촌 박스퀘어 전경과 연구소 사진

한국은 요식업의 왕국이며 K푸드로 세계인과 만나고 있지만 그 성숙도는 상당히 부족해서 아쉬워요. 높은 요식업 폐업률과 K푸드가 가져오는 경제적 성과가 기대보다 낮음은 이를 증명하고 있습니다.

허기를 위한 음식’에서 ‘매력적이고 독특한 맛에 관한 탐구’로 이제는 ‘미디어 콘텐츠로서 음식’이라는 식문화 변화를 이해하고 또 활용하지 못하는 기업과 자영업자가 다수입니다.

지금 이 순간에도 새로운 음식이 만들어지고 또 많은 식당이 개업하고 있지만 ‘브랜드’가 되지 못하고 있습니다. 결국 소비자에게 효과적으로 ‘커뮤니케이션’되고 있지 못하는 현실입니다. 우리 연구소는 이런 문제를 직시하고 K푸드의 경쟁력을 강화할 방안을 연구하고 컨설팅하려고 합니다.

Q-6. K-푸드가 세계적인 인기를 끌며 수출에도 크게 기여하고 있는데요. 푸드커뮤니케이션을 공부하는 학생들을 글로벌 인재로 양성하기 위한 수업 특징 또는 계획이 있을까요?

한국농수산식품유통공사(aT)·농식품수출정보(KATI)에 따르면 2022년 라면 누적 수출액이 사상 최대가 되었다고 합니다. ‘기생충(2019년 봉준호 감독)’과 ‘오징어 게임(2022년 황동혁 감독)’으로 대표되는 한류 콘텐츠의 세계적 영향 덕분인거죠.

‘한국 식품’이 곧 ‘한국 콘텐츠에서 큰 줄기’가 되었으며 나아가서 국가의 위상과 경제 성장에 무시할 수 없는 영향력을 행사하기 시작한 것입니다. 이렇게 K-푸드가 전 세계에서 주목받고 있으니, 우리 학생들도 그 열풍에 올라탈 수 있게 준비시키려고 합니다.

제 수업에서는 전세계의 시장을 무대로 한 식품 마케팅 전략을 배우고, 다양한 문화에 대한 이해를 넓힐 수 있도록 가르치려고 해요. 예를 들어, '치맥'이 한국에서 시작된 트렌드이지만 이제는 전 세계적인 인기를 끌고 있잖아요. 학생들은 이런 유사 사례를 분석하며, 어떻게 한국의 음식이 글로벌 시장에서 성공할 수 있는지 배울 수 있습니다.

또 팀 프로젝트나 실제 사례 연구를 통해 실전 경험도 쌓게 됩니다. 이 모든 것이 학생들을 세계 무대에서 빛날 수 있는 푸드 커뮤니케이션 전문가로 만드는 데 기여할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학생들이 프로젝트를 통해 창작한 푸드 브랜드 제작물들

Q-7. 광고주협회도 다양한 식품기업을 회원사로 두고 있는데요. K-푸드를 세계에 더 알리고 해외에 진출하기 위해 어떤 마케팅적 노력과 커뮤니케이션이 필요할까요?

K-푸드의 글로벌 진출과 마케팅에 대해 말씀드리자면, 첫 번째로, K-푸드의 세계화를 위해서는 현지 문화에 대한 깊은 이해가 필요하다고 생각합니다. 예를 들어 한국 음식의 전통적인 맛과 특징을 유지하면서도, 각 지역의 식문화와 잘 어울리는 방식으로 조정하는 것이죠. 이런 부분에서는 기업들이 국내에서 유학하고 있는 다양한 국가의 유학생들을 통한 시장조사를 진행하는 것도 좋은 방법이라고 생각합니다.

또한 디지털 마케팅과 소셜 미디어를 활용하여 각 지역의 소비자들과 직접적으로 소통하는 전략도 중요합니다. 실제로 국가별로 미디어 영향력과 선호가 달라서 국내에 마케팅하는 방식과는 차이점이 상당합니다.

티벳에 “걱정을 해서 걱정이 없어지면, 걱정이 없겠네(If a worry goes away by worrying about it, then there would be no worries)”라는 속담이 있습니다. 수년 전부터 학계에서 또 산업계에서 앞서 언급한 우려가 있었지만, 그 대안에 대한 모색은 부족했었습니다. 식품이 콘텐츠로서 소비자에게 감동을 주고 나아가 푸드 브랜드로서 비즈니스화 될 수 있으려면 융합적 학술 기반이 필요한거죠.

식품영양학, 식품공학과 같은 음식의 토대학문뿐 아니라 경영학, 창업학, 법학, 디자인, 미디어/콘텐츠학 등 다양한 인접 학문이 연결되고 협업을 통해 상승효과를 만들어야 합니다.

Q-8. K-MOOC로도 온라인 공개수업을 하고 계신데요. K-MOOC가 무엇인지 간략히 설명해 주실수 있을까요?

케이묵(K-MOOC)에 대해 설명드리면요. K-MOOC는 한국을 대표하는 온라인 공개 강좌 시스템으로, 이화여자대학교를 비롯한 여러 대학의 우수한 강의를 무료로 제공하는 플랫폼입니다. 이를 통해 누구나 시간과 장소에 구애받지 않고 고품질의 강의를 들을 수 있죠.

제 강의도 K-MOOC를 통해 온라인으로 제공되고 있어, 푸드 커뮤니케이션에 관심 있는 많은 분들이 쉽게 접근하고 무료로 배울 수 있습니다. K-MOOC는 학습자들에게 쌍방향 학습 기회를 제공하고, 퀴즈나 과제 제출 같은 활동으로 학습 효과를 높이는데 중점을 두고 있습니다.

케이묵(K-MOOC) 로고

Q-9. 기업 실무와 교육 현장의 괴리감에 대한 의견이 나오곤 합니다. 학교에서 배운 것을 기업 실무에서 쓰기는 어렵다는 의견인데요. 실무 능력 강화를 위한 교수법이 있으신지 궁금합니다.

저는 실무 능력 강화를 위한 교육에서는 이론과 실제를 접목해서 학생들의 깨달음을 유도하는 방식을 중요하게 생각합니다. 이런 방법을 보통프로젝트 기반 학습(이하 PBL: Project Based Learning)이라고 부르는데 최근 우리 학교뿐 아니라 여러 학교에서 PBL을 적극적으로 도입하고 있어요.

예를 들어 제 강의에서는 실제 식품 기업과의 협력 프로젝트를 진행하기도 했었습니다. 학생들이 실제 푸드기업의 마케팅 문제를 해결하는 프로젝트에 참여하게 되는거죠. 이 과정에서 학생들은 시장 조사, 전략 수립, 캠페인 기획 등 실제 업무와 유사한 경험을 할 수 있습니다.

또한 산업 현장에서 활동하는 전문가들을 강의에 초청하여, 최신 트렌드와 실무 지식을 전달하기도 합니다. 이런 방식으로 학생들은 학교에서 배운 이론을 실제 실무에 어떻게 적용할 수 있는지를 배우며, 실무 능력을 키울 수 있습니다.

2023년 10월과 12월에 개최된 생성형 인공지능을활용한 PBL 프로젝트
2023년 10월과 12월에 개최된 생성형 인공지능을활용한 PBL 프로젝트

Q-10. 인터뷰에 응해주셔서 감사드립니다. 끝으로 KAA저널의 편집위원장으로 협회를 도와주시고 있습니다. KAA저널이 보다 양질의 회보가 되기 위한 조언을 부탁드립니다.

KAA저널은 국내 광고 마케팅을 대표하는 저널로 광고주에게 널리 사랑받는 정보 채널이라고 생각합니다. 물론 지금 그대로도 훌륭하지만 더욱 유익한 회보로 만들려면 식품 산업을 포함한 특정 세부 산업과 관련된 혁신적 아이디어를 다루는 것이 중요하다고 생각해요.

물론 어떤 산업에서나 적용될 수 있는 일반적인 내용도 좋겠지만 요즘처럼 업종 구분이 없는 융합산업의 시대에는 타 산업에서 얻는 아이디어가 신선해서 읽는 재미가 쏠쏠하거든요. 또 실제 현장의 목소리를 담은 인터뷰나 독특한 케이스 스터디를 싣는 것도 좋을 것 같습니다.

마지막으로 광고주들이 쉽게 이해하고 적용할 수 있는 실용적인 정보와 해외동향을 보강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봅니다. 국내에서 유통되는 저널이지만 해외 마케터들이나 교수님들의 인터뷰를 넣는 것도 고민할만 합니다.

제가 언급한 여러 제안을 참고하셔서 KAA저널이 광고주들에게 또 마케터들에게 꼭 필요한 정보의 보고로 사랑받길 바랍니다.

△ 푸드테크 시대의 K푸드 브랜드 스토리텔링 소개 (유튜브 영상 하단 링크 통해 강의 연결이 가능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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